해운대: 방재청의 쓰나미 경고 묵살과 국가배상 책임
여름휴가철에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아 백사장에 돗자리를 펴고 파도 소리를 듣다 보면, 저 멀리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며 문득 오싹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영화가 있습니다. 2009년 무려 1,145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한민국 영화 최초로 초대형 해양 재난의 포문을 열었던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 입니다. 개봉 당시 극장에서 광안대교 상판 위로 거대한 5만 톤급 컨테이너선이 쿵 하고 내려앉고, 빌딩 숲 높이의 거대한 물벽이 마린시티를 집어삼키던 비주얼 쇼크는 지금 생각해도 온몸에 소름을 돋게 만듭니다. 헬기 구조 밧줄을 자신의 손으로 끊어내며 바다로 떨어지던 해양구조대원 형식(이민기 분)의 눈물과, 옥상에서 어린 딸을 헬기에 태워 보내며 마지막 포옹을 나누던 김휘 박사(박중훈 분)와 이유진(엄정화 분)의 희생은 극장 안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죠 ㅠㅠ 하지만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신 감동 뒤편에서, 가슴 깊은 곳의 분노를 치밀어 오르게 만든 장면이 있었습니다. 지질학자인 김휘 박사가 대마도 해저 단층 침하 데이터를 들고 가 "시속 800km의 메가 쓰나미가 덮칠 것" 이라고 목청을 높였음에도, 재난방재청 지휘부는 차갑게 코웃음을 칩니다. "피서객 100만 명이 몰린 한여름 대목에 대피 방송을 하라고요? 해운대 상권 다 망칠 일 있습니까? 통계상 한반도에 쓰나미 올 확률은 제로입니다!" 결국 쓰나미가 부산 앞바다에 도달하기 직전인 단 10분 전 에야 허겁지겁 사이렌을 울렸고, 영문도 모른 채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하던 수만 명의 시민과 피서객들은 대피할 틈도 없이 파도에 휩쓸려 목숨을 잃고 맙니다. 영화관을 나서며 자연스레 이런 서늘한 법률적 질문이 떠오릅니다. "자연재해인 쓰나미 자체는 천재지변이라 치더라도... 전문가의 경고를 묵살하고 골든타임을 날려버린 국가와 공무원은, 과연 유족들에게 법적으로 손해배상을 해줘야 할까?" 자연의 재앙 뒤에 숨겨진 명백한 '인재(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