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 연출, 김혜수와 염정아 주연으로 514만 관객을 모으며 극장가를 시원하게 갈랐던 해양 범죄 활극 <밀수>
1. 물속에 던져진 물건을 건져도 '밀수'일까? '관세법 제269조'
영화 속 해녀들은 "우리가 물건을 해외에서 가져온 것도 아니고, 바다에 가라앉은 걸 주워 올렸을 뿐인데 무슨 밀수냐"고 억울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관세법은 국경 통과 과정 전체를 밀수로 봅니다.
📌 관세법 제269조(밀수출입죄)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1. 법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물품을 수입한 자
해외 공해상에서 배를 통해 물건을 실어와 한국 영해 내 바닷속에 투하하고, 이를 건져 올려 육지로 반입하는 일련의 행위는 '세관에 수입 신고를 거치지 않고 영토 내로 반입하는 완전한 수입'입니다. 해녀들은 단순한 인양 노동자가 아니라 밀수 조직과 사전에 모의하여 운반과 양륙을 담당한 밀수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받게 됩니다.
2. 관세법의 가장 무서운 형벌: 제282조 '필요적 몰수 및 추징'
밀수범들이 감옥에 가는 것보다 더 무서워하는 것이 바로 관세법의 환수 규정입니다. 일반 형법은 판사의 재량에 따라 몰수하지만, 관세법은 '예외 없는 강제 몰수'를 원칙으로 합니다.
📌 관세법 제282조(몰수·추징)
① 밀수에 사용된 물품은 반드시 몰수한다.
② 몰수할 수 없는 때에는 그 물품의 범행 당시 국내도매가격에 상당하는 금액을 추징한다.
이 조항이 무서운 이유는 물건을 이미 팔아치워 손에 쥔 돈이 없더라도, 범죄에 관련된 인원들에게 물건값 전액을 연대하여 추징금 고지서로 날리기 때문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수십억 원 상당의 금괴와 고가 외제 물품들을 감안하면, 춘자와 진숙을 비롯한 해녀들에게는 평생 물질을 해도 갚을 수 없는 수십억 원대의 추징금 폭탄이 떨어지게 됩니다.
3. 세관 계장 이장춘의 죄책: 공무원 뇌물수수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영화 후반부의 가장 큰 반전은 세관 계장 이장춘(김종수 분)이 정의로운 단속 공무원이 아니라, 밀수 조직을 뒤에서 조종하고 뇌물을 상납받던 부패 공무원이었다는 점입니다.
- 형법 제129조(수뢰죄) 및 제131조(수뢰후부정처사):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고 밀수 행위를 눈감아주거나 방조한 것은 전형적인 수뢰후부정처사죄입니다.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제2조: 수수한 뇌물 액수가 1억 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국가의 관세 징수와 국경 단속 권한을 사적 치부의 도구로 삼은 이 계장은 법정 최고형에 직면하게 되는 가장 무거운 처벌 대상자입니다.
4. 결론: "바다는 죄를 씻어주지 않는다"
영화 <밀수>는 산업화의 그늘 속에서 생존권을 위협받았던 힘없는 여성들이 연대하여 부패 권력과 폭력배들을 통쾌하게 응징하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습니다. 관객들은 춘자와 진숙이 마침내 바다의 주인이 되어 웃는 마지막 장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조세 정의와 관세법은 생계의 절박함을 이유로 국경 통제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영화 속 해녀들의 승리는 통쾌한 해양 판타지로 가슴에 남기되, 현실의 법정에서는 "생계형 범죄라 할지라도 밀수는 국가 경제의 근간을 갉아먹는 중범죄"라는 냉정한 판결만이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공장 폐수로 생계 터전을 빼앗겨 어쩔 수 없이 밀수품을 건져 올린 해녀들. 여러분이라면 이들에게 가혹한 전 재산 추징금을 때리시겠습니까, 아니면 선처를 베푸시겠습니까?"